[책소개]

9월호 특집 교회협 100년과 에큐메니컬 운동

2024년 9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NCC)가 100번째 생일을 맞는다. 1924년 9월 24일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로 출발한 NCC는 그동안 한국의 민주화운동, 민중운동, 통일운동을 이끌며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해왔다. 하지만 에큐메니컬 운동의 본연의 목적인 ‘교회일치’부분에서는 낙제점을 받은 것이 사실이며, 교회의 쇠퇴에 따라 규모가 축소되고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큐메니컬 운동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100년을 어떻게 준비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할까?

이에 「기독교사상」은 9월호 특집으로 “교회협 100년과 에큐메니컬 운동”이라는 주제를 준비했다. 첫 번째 글에서는 NCC의 탄생, 재건, 재편 등 지난 100년의 역사를 개괄하였고, 두 번째 글에서는 해방 이후 한국교회의 분열 양상을 교단별로 살펴보았다. 마지막 글은 좌담으로,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름은 어떤 존재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교회협의회’라는 말의 기원과 의미를 잘 들여다보면 NCC의 정체성이 곧 ‘협의체’임을 알 수 있다. 신학과 신앙의 양태가 달라도 교회의 일치를 위해 ‘협의’하는 회의체로 나아가길 바란다. 이번 특집을 계기로 교회협과 에큐메니컬 운동의 본래 의미를 잘 이해하여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길 소망한다.

특집 요약

1.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년의 여정

안교성 교수(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는 이 글에서 교회협의 탄생, 재건, 재편 등 지난 100년의 역사를 개괄한다. 교회협은 1924년 9월 24일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되었고, 1937년 일제에 의해 해산되었으며, 1946년 해방 이후 ‘한국기독교연합회’라는 이름으로 재건되었다. 이후 1970년 교회, 일치, 선교의 삼각구도를 완성하기 위해 교회들의 협의 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로 재편하였다. 1970-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과 민중운동에 열심이었지만, 정치적 민주화 이후 재정 자립의 문제가 대두되었고, 한기총의 등장으로 에큐메니컬 기구가 나눠지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였다. 필자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과거의 찬란했던 교회협의 역사를 되새기며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인내로써 준비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쳤다.

2. 해방 이후 한국교회의 분열 양상

손승호 박사(명지대학교 객원교수)는 해방 이후부터 2000년까지 한국교회의 분열 양상을 교단별로 살펴본다. 필자는 이 글에서 장로교의 3대 분열인 고신, 기장, 통합-합동 분열은 제외하고 있는데, 이미 연구 결과가 많기 때문이며, 또한 시기를 2000년 이전까지로 한정하고 있는데, 그 이후는 정리할 수도 없을 만큼 분열이 지리멸렬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이렇게 글의 목적과 범주를 규정한 뒤 재건파 교회, 감리교, 성결교, 예장 고신, 예장 합동의 분열을 차례로 살펴본다. 교회 분열은 신앙의 진리 수호, 교회 바로 세우기, 신학적‧이념적 차이를 명분으로 생긴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이권과 권력 다툼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는다. 교단이 많아지면 총회장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필자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교회의 분열은 계속될 거라 조소한다. 그래도 분열이 싫다면, 특정인에게 너무 많은 권위와 권한을 부여하지 말자고 주장하면서 글을 마쳤다.

3. [좌담]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미래를 위한 성찰

김흥수(목원대학교 명예교수), 박종화(경동교회 원로목사), 안재웅(전 아시아기독교협의회 총무), 이홍정(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은 이 좌담에서 NCC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를 위한 제안을 담아냈다. 먼저 ‘에큐메니컬’이란 단어의 기원과 의미, 에큐메니컬 운동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교회일치 운동 본연의 의미를 강조한다. 1960-70년대 세계 에큐메니컬 진영은 에반젤리컬 진영과 소통하며 교회일치를 추구한 반면 한국 사회에서는 에큐메니컬 운동이 민주화 운동, 민중 운동에 집중되면서 복음주의권과 극심한 대립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후 에큐메니컬 운동이 NCC의 협의체적 성격을 잃어버리고, 운동‘권’의 형태로 굳어버렸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운동의 방식을 협의적‧연대적으로 바꾸고, NCC는 현실적으로 잘할 수 있는 중점 사업 몇 개에 집중하고, 회원 교단과 기관이 나머지 영역을 직접 관할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산파의 역할을 하기를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미래 세대 에큐메니컬 인력을 재생산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좌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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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할 만한 연재 - ‘김교신 산문 독서록’

흔히 김교신은 ‘무교회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무교회주의’에만 국한하여 그를 이해해도 괜찮을까? 당대에 김교신은 신학뿐만 아니라 문학에서도 우수한 측면을 보였다. 그래서 그가 남긴 산문은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문학적으로는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문학과 신학을 전공한 서신혜 교수(한양대학교)가 그의 산문들을 읽으며 느끼고 평가한 바를 쉬운 필체로 담아냈다. 첫 번째 글인 <두더지의 사회>에서는 신앙을 ‘투기’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함께 들여다보자.

[목차]

권두언

더 큰 일을 위한 연합과 일치 / 이경호

특집 – 교회협 100년과 에큐메니컬 운동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년의 여정 / 안교성

· 해방 이후 한국교회의 분열 양상 / 손승호

· [좌담]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미래를 위한 성찰 / 김흥수, 안재웅, 박종화, 이홍정

교회와 현장

· [북미 사회의 이슈와 기독교의 반응 07] 북미 사회에 재등장하는 기독교 국가주의(Christian Nationalism) / 박정위

· [초국가적 이주와 이슬람 선교 02] 초국적 디아스포라와 이슬람 선교의 과제 / 현한나

· [나의 목회 수기] 전통교회를 갱신하는 목회 / 정재우

· 양안 관계를 바라보는 대만교회의 시각 / 카이 인 앨리슨 헤이가

· 제1회 ‘코리아 평화의 날’, 남북 접경마을에서 울려 퍼진 평화의 노래 / 정지석

성서와 설교

· [신약성서에 나타난 트라우마를 읽다 04] 십자가의 존엄한 예수(막 15:16-41) / 이서영 

문화, 역사, 신학

· [김교신 산문 독서록 01] <두더지의 사회>: 죽이지도 살리지도 않는 세상과 교회 / 서신혜

· [하이데거 읽기를 통해 보는 인공지능의 신학적 의미 05] 테크네와 테크놀로지 / 임현진

· [나의 박사 논문을 말한다]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나타난 성령운동 / 왕은희

책마당

· 『마을목회 유형별 사례와 신학적 성찰』

주변부에 선 교회, 본질 회복을 위해 마을로 향하다 / 김성희

· 『지금 한국에서 하나님나라를 배우다』

현장 실천가가 그려본 하나님 나라의 꿈 / 이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