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월호 특집 역사 인식과 기독교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발동하여 내란을 일으켰다. 14일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가 가결되었고, 한 달여가 지난 1월 15일 그는 내란죄로 체포되었다. 일각에서는 취임 이후 역사 쿠데타를 시도하는 등 이미 내란의 조짐이 보였다고 개탄한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독립운동가들을 폄훼하고, 친일 행위를 미화해왔다. 그 배후에는 친일 세력이자 반민족 세력인 뉴라이트와 식민사관의 영향이 크다. 자국의 역사를 부정하는 극우 세력의 탄생,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역사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며,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가?

이에 「기독교사상」은 2월호 특집으로 “역사 인식과 기독교”라는 주제를 준비했다. 첫 번째 글에서는 뉴라이트의 출현 배경과 실체를 파헤친 뒤 윤석열 정부의 친일 행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였고, 두 번째 글에서는 식민사관과 민족사관 등 사관 문제를 설명하며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논했다. 마지막 글에서는 12·3 내란 사태로 상처 입은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며,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바른 방향을 피력하였다.

역사는 역사가의 주관성이 투영된 선별된 사실(史實)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절대적 사실은 법치와 민주주의의 가치이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법칙과 조우하며 잃은 양 한 마리도 굽어살피는 무조건적 환대의 사람들이다. 이번 특집을 통해 우리나라 극우 세력의 실체를 분별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특집 요약

1. 뉴라이트와 한국 사회

이준식 박사(전 독립기념관 관장)는 이 글에서 뉴라이트의 출현 배경과 실체를 설명한 뒤 윤석열 정부에서 논란이 된 친일 사건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필자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시도, 이완용 비호 등 독립운동사를 폄훼하고 친일 행위를 미화해온 윤석열 정권의 역사 쿠데타를 비판한다. 또한 윤석열 정권에서 더욱 활개를 친 뉴라이트의 실체를 ‘역사 부정 세력’(반공+친일+반민족)으로 규정한다. 더 나아가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고, 평화의 소녀상을 모독하는 등 날이 갈수록 뉴라이트의 선동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지키는 건 공산전체주의와의 싸움이 아니라 뉴라이트와의 싸움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마지막으로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자유와 권리와 평등이 보장되는 나라, 평화통일의 자주적 독립국가를 완성하기 위해 뉴라이트부터 퇴출할 것을 주장하며 글을 마쳤다.

2. 역사란 무엇이며 어떻게 인식해야 하나: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을 중심으로

윤경로 교수(한성대학교 명예교수)는 이 글에서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을 중심으로 사관을 정의하며, 역사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 논한다. 필자는 역사가의 당대 현실 인식에 따라 역사의 정의가 달라진다면서, 그 예로 동학농민운동을 든다. ‘반봉건, 반침략’의 과제를 온전히 실천한 점을 높이 사 ‘혁명’으로 의미를 격상했다는 것이다.(난 → 운동 → 혁명) 이어서 필자는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을 설명한다. 식민사관은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기로, 조선의 역사를 중국 사대주의에 예속된 역사로, 붕당정치로 인해 발전이 정체된 역사로 왜곡한 사관이다. 민족사관은 이를 극복하고자 식민사관의 부당성을 적시하고 한민족의 고유성과 역사적 정체성을 정립하고자 한 사관이다. 필자는 마지막으로 다수의 지도층 인사가 여전히 식민사관에 젖어 있다면서 식민사관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한 현실을 개탄하며 글을 마쳤다.

3. 역사의 위기와 교회의 사명

정경일 박사(성공회대 신학연구원)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하여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논한 뒤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바른 방향을 피력한다. 먼저 필자는 2024년 12월 서울의 겨울, 남녀노소의 시민들이 여의도, 남태령, 한강진에서 응원봉을 흔들며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필자는 이러한 역사적 순간에 교회는 어디에 있었는지 질문한다. 10·27 연합예배 때에는 그 많은 인원을 동원하더니, 정작 내란 사태에는 침묵할 뿐 아니라 전광훈을 주축으로 한 극우 개신교는 극우 정치와 화학적으로 융합하여 엄청난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개탄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교회가 추구해야 할 표징으로 ‘사회위기’(신자유주의, 극우주의)와 ‘생태위기’ 극복을 꼽는다. 교회가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무조건적으로 환대하며 고통의 감수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마지막으로 교회가 가장 작은 자의 일상을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을 것을 요청하며 글을 마쳤다.

[목차]

권두언

역사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임 / 박경수

특집 – 역사 인식과 기독교

· 뉴라이트와 한국 사회 / 이준식

· 역사란 무엇이며 어떻게 인식해야 하나: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을 중심으로 / 윤경로

· 역사의 위기와 교회의 사명 / 정경일

교회와 현장

· [북미 사회의 이슈와 기독교의 반응 11] 비판적 인종이론(CRT)과 워크(Woke) 운동 그리고 북미교회의 대응 / 박정위

· [탐방기] 한국 현대사의 민간인 학살 현장을 찾아서: 마산, 거창, 여수, 대전 / 김흥수

· [나의 목회 수기] 영성수련과 의식 함양을 추구한 45년의 목회 여정 / 방영식

성서와 설교

· [지혜문학에서 만나는 삶의 지혜 다시 읽기 02] 다시 만날 세계를 위하여: 폭력과 아가서 5:2-8 / 박지은

· [바울이 꿈꾼 교회: 마지막 시대에 로마서를 읽다 03] 새로운 시작: 최초의 교회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롬 5:15-21) / 한수현

문화, 역사, 신학

· [김교신 산문 독서록 06] 〈배꼽 제거의 필요성>(去臍의 必要)과 〈폐물모집>: 버릴 기회 / 서신혜

· [윤동주와 성서 04] 서북 기독교와 평양 숭실-<공상>, <조개껍질> / 김응교

· [거짓 속의 진리 02] 아우구스티누스와 거짓말 / 김진혁

· [과학과 종교 심포지엄 07 (마지막 회)] 인류세와 기후위기 속의 인간 / 이유진, 신익상(정리: 오세조)

책마당

· 『지금 우리에게 예수는 누구인가?』

종교문해력과 ‘길 위의 그리스도론’을 갈파한 영성신학의 백미 / 김경재

· 『한국교회를 위한 교회력 설교 자료집 Year C』

예배와 설교의 울타리: 교회력과 성서일과 / 임영섭

· 『성서를 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불가해한 세계 앞에서』

궁극의 자유를 만나다 / 이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