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예수에 대한 진보와 보수의 거두 두 신학자의 논쟁

옥스퍼드대학 동창생인 마커스 보그(Marcus J. Borg)와 톰 라이트(N. T. Wright)가 벌인 예수의 의미


예수는 동정녀에게서 태어났는가? 예수는 자신이 메시아라고 믿었는가? 예수는 죽었다가 육체적으로 부활했는가? 예수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죽었는가? 예수는 정말고 하느님이었는가? 예수는 언제 어떻게 재림할 것인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오늘날까지도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보수주의와 진보주의 신학 측은 각각 어떠한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역사적 예수 논쟁의 핵심 문제들에 대하여 오늘날 대표적인 예수 연구가 두 사람이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 동창생으로서의 우정을 지닌 채 보수주의 진영과 진보주의 진영을 대표하여 서로 다른 입장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21세기 기독교 총서>를 발간하면서
서문

1부 예수에 관해 어떻게 알 수 있는가?
1장 예수 보기: 자료, 관점, 방법 / 마커스 보그
2장 예수 알기: 신앙과 역사 / 톰 라이트

2부 예수는 무엇을 하였으며 무엇을 가르쳤는가
3장 예수의 사명과 메시지 / 톰 라이트
4장 부활절 이전의 예수와 부활절 이후의 예수: 
유대교 신비가와 기독교의 메시아 /마커스 보그

3부 예수의 죽음
5장 예수는 왜 처형되었는가? /마커스 보그
6장 신앙의 급소 / 톰 라이트

4부 "하느님이 예수를 죽은 자들로부터 살리셨다"
7장 몸의 부활의 변혁적 현실 / 톰 라이트
8장 부활적의 진실 / 마커스 보그

5부 예수는 하느님이었는가?
9장 예수와 하느님/ 마커스 보그
10장 예수의 신성 / 톰 라이트

6부 예수의 출생
11장 동정녀에게서 출생? /톰 라이트
12장 출생 이야기의 의미 / 마커스 보그

7부 "그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것이다"
13장 재림:당시과 현개 /마커스 보그
14장 예수의 미래 / 톰 라이트

8부 예수와 기독교인의 생활
15장 복음의 진리와 기독교인의 생활 / 톰 라이트
16장 기독교인의 생활에 대한 비전 / 마커스 보그

■ 추천사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 부르는 사람들 모두에게 엄청난 체험을 주는 책이다. 
두 저자가 함께 장엄한 신앙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Bishop John Spong | 

예수에 관한 최근의 논쟁에 대한 필독서이다. 
┃Dallas Morning News | 

역사적 예수에 관한 논쟁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양쪽편의 입장을 비교함으로써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The Bible Today |

■ 본문 속으로


예수는 왜 처형되었는가

왜? 왜 예수는 처형되었나?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 예수의 생애와 그의 처형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이미 말한 것처럼, 나는 예수의 죽음이 다른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은 초기 기독교 공동체안에서 생겨난 부활절 이후의 해석이지, 예수 자신의 의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더 나아가, 심지어 우리가 예수의 죽음이 그 자신의 목적이었다고 이해한다 하더라도, "왜 그가 처형되었는가?"라는 물음에는 여전히 대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우리가 갖고 있는 대답은 단지 "왜 그가 죽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일 따름이다. 이 두 질문은 매우 다른 것이다.

유대인들의 재판에 대한 마르코의 설명에 따르면, 예수는 종교적 범죄, 거의 신학적 범죄 때문에 사형에 처해졌다. 유대인 재판의 클라이막스에서 마르코는 대제사장 가야파와 예수 사이에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고갔다고 보도한다.

가야파: "그대가 과연 하느님의 아들 메이아인가?"
예수: "그렇다. 너희는 이제부터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 편에 앉아 있는 것과 또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가야파: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느님을 모독했으니 이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소? 여러분은 방금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듣지 않았소?".... 사람들은 모두 "사형에 처해쟈 합니다."하고 아우성쳤다.

이 장면에 따르면, 예수가 사형에 처해진 것은 기독교의 신앙고백, 즉 예수는 메시아이며, 하느님의 아들, 곧 재림할 사람의 아들이라는 고백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 초기 기독교인들의 예수에 관한 믿음과 그의 재림에 대한 기대가 결합되어 있다. 나는 이것을 역사적 보도(historical reports)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부활절 이후의 창작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예수의 재판 장면이 예수의 처형에 대한 역사적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왜 예수가 처형되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나의 가장 설득력 있는 대답은 예수가 사회적 예언자로서 당시의 지배체제에 대해 하느님의 이름으로 도전하였기 때문이라는 대답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예수가 단순히 신비가, 치병가, 지혜의 교사였다면, 그는 처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또한 하느님에 사로잡힌 종교적인 사회적 예언자로서 추종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예수 당시의 세계에서는 이것만으로도 그를 체포하여 처형하기에 충분하였는데, 그 이전에 그의 스승 세례 요한을 처형했던 것처럼 당시의 당국자들은 체제 비판에 대해 개의치 않고 단지 대중적 반란에 대해 두려워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수는 (인류의 죄를 구원하기 위한 - 역자주) 희생자로서 죽은 것이 아니라 순교자로서 죽은 것이다. 순교자는 무엇을 편들었기 때문에 처형된다. 예수는 이 세상의 왕국에 반대하였으며, 하느님의 나라에 입각한 대안적인 사회적 비전을 편들었기 때문에 처형되었다. 당시의 지배체제는 예수를 하느님 나라의 예언자로서 살해하였다. 이것이 성금요일의 정치적 의미이다.
┃본문 | pp. 152∼154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