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외면하지 마요, 멈추지 마요, 우리 모두 살 수 있어요!
흰옷을 입은 여성들의 기도가 라이베리아 내전을 종식시키다
전쟁과 가정 폭력으로 시들어 가던 레이마 그보위는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밥벌이에 나섰다가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시에라리온 난민 여자들과 만신창이가 되어 버려진 소년병들과의 만남을 통해 시대의 아픔이 무엇인지 깨달은 레이마는 비로소 “평화”라는 꿈을 품는다. 잠결에 “평화를 위해 기도할 여자들을 모으라!”는 목소리를 듣고 동료들과 기도하기 시작한 그녀는 마침내 직접 거리로 나서기로 한다. “왜 나서느냐고요? 전투원들에게 강간당한 피해자들이니까요! 전쟁으로 남편을 잃었으니까요. 우리 아이들이 강제로 군대에 끌려가고 있으니까요. 그동안 우리가 손놓고 가만히 앉아만 있어서 우리 아이들이 끌려가고 있는 거라고요!” 그녀의 호소에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크리스천과 무슬림이 연합하여 흰옷을 입고 연좌 시위를 벌였고 끝내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종식시켰다. 그러나 레이마 그보위는 말한다. 평화는 한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펼쳐진 길고 긴 여정이라고. 내전 종식 후 진정한 평화를 위한 그녀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4년 동안 이어진 피 비린내 나는 내전으로 죽음의 땅이 되어 버린 라이베리아.
이곳에 희망이 있을까? 평화는 어디에 있는가.
살인병기가 된 소년병들을 사회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품을 열었다.
용기 있는 한 사람이 분연히 일어나 맞서 싸울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일깨워 준다.

나는 믿는다. 결국에는 폭정도 두 손 들고 물러날 것이며, 선이 악을 이길 것이다.
“안 그러면 어쩌라고요? 그 자들이 승리하게 내버려 둬요?” “멈추면 안 돼요!”
수많은 목소리가 나를 일깨웠다. 평화는 한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펼쳐진 길고 긴 여정이다.

[목차]

프롤로그 _ 당신이 알지 못했던, 배경 속 여자들의 이야기

1부 절망, 산산조각 나다
1. 모든 일이 시작되기 전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시간 / 매력적인 도시, 몬로비아 / 라이베리아, 자유의 나라 / 가족의 역사 / 위태롭지만 안전한 울타리 / 그보위가의 다섯 자매 / 그리운 고향, 올드 로드
2. 소용돌이 속으로
올드 로드를 떠나 페인스빌로 / 급변하는 정세, 종족 간 분열이 시작되다 / 조금만 참으면 곧 끝날 거야 / 전쟁이 시작되다 / 피난길에 오르다 / 두려움에 떨다 / 총알 한 방이면 다 끝나는걸
3. 완전히 다른 세상
이대로 죽기엔 난 아직 너무 어려 / 아무리 잔인하다 한들 여기까지 / 완전히 다른 세상 / 내 친구, 야요가 살인마가 되다니 / 부두부람 난민촌에 들어가다 / 참혹한 소식만 들리는 고향이라도 / 고향에 돌아와도 내 삶은 공허하기만 하다 / 소녀시절이 막을 내리다
4. 전쟁터에서 치른 나만의 전쟁
다니엘과의 질긴 인연이 시작되다 / 아이에게는 아빠가 필요해 / 전쟁터에서의 잠깐의 평화 / 하나님, 도와주세요! / 굴욕의 시간 / 세상 속으로 첫 발걸음을 떼다 / 안 그러면, 그 자들이 승리하게 내버려 둬요? / 배고픔과 두려움을 먼저 배운 아이들 / 또 다시 피난길로
5. 평화가 없는 세상
운명의 파도에 실려 / 내 꼴이 이게 뭐야 / 어둠 가운데 한줄기 빛을 보다 / 엄마는 멍청이잖아요 /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을 거야
6. 다시 찾은 현실
모든 의욕을 잃다 / 정신 차려. 레이마, 넌 엄마야

2부 희망, 부서진 조각을 찾아 기우다
7. 다른 사람의 고통에 눈을 뜨다
사랑이 찾아오다 / 영원히 바뀐 내 인생 길 / 세상 속으로 한 걸음 / 그렇게 살기엔 너무 아까운 아이
8. 우리 모두가 피해자
나의 자비가 떠나지 아니하리라 / 생각을 해요, 생각을! / 소년병들의 장군님이 되다 / 소년병들의 상처를 들여다보다
9. 왜 여자들은 이렇게 살아야 하지?
샘 도우와의 만남 / 이복동생이 나타나다 / 왜 여자들은 이렇게 살아야 하지?
10. 여자들의 목소리를 찾아주다
용서의 힘을 깨우치다 / 이 세상에서 내게 주어진 일 / 여자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 누가 라이베리아를 구할 것인가 / 여자들을 위한 네트워크
11. 평화 건설 여성 네트워크, WIPNET가 탄생하다!
졸업 축하 파티 / 평화 건설 여성 네트워크, WIPNET의 창설 / 이제는 맞서야 할 시간 / 여자로서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 채워지지 않는 가슴
12. 레이마, 멈추지 말아요
평화를 위해 기도할 여자들을 모으라 / 엄마의 이름으로, 크리스천과 무슬림이 동맹을 맺다 / 여자들이 나서야 할 때 / 여자들이여, 깨어나라 / 여자들, 목소리를 내다 / 일과 가정 사이에서 / 나에게 중요한 것
13. 맞서 일어나 어깨동무를 하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 우리에겐 평화만이 유일한 길 / 전쟁은 이제 그만 / 엄마, 그때 엄마는 뭘 하셨어요? / 엄마 마음은 다 똑같다 / 나에게 더 이상 다른 삶은 없다 / 섹스 파업 / 세계 연대를 꾀하다 / 변화의 가능성
14. 마침내 평화
우리는 당신들의 양심 / 협상이 시작되다 / 정전 무산 그리고 다시 시작된 전쟁 / 절망감에 사로잡히다 /정면 돌파하다

3부 평화, 그 이상을 원한다
15. 총성이 멈춘 뒤
터를 닦는 시간 / 일상으로 돌아온 나에게 엄마의 자리는 /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다 / 국제 문제에 눈뜨다 /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회복해야 한다
16. 새로운 출발의 시간
여자들, 투표하다! / 또 다른 도약을 할 시간 / 라이베리아를 넘어 아프리카로 / 새로운 삶이 시작되다
17. 뜻밖의 이별
제네바 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 또 다시 이별 / 그리운 아이들
18. 투쟁은 계속된다
아비가일 디즈니와의 만남 / 깎아내리기 신드롬 /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 / 마음 든든한 후원자 / 평화열차 / 툰데와의 결별 / 새로운 인연 / 만약에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 언제나 투쟁 / 나를 다그치는 목소리
19. 악마여, 지옥에나 가라
다큐멘터리 영화로 되짚어 본 지난날 / 울음 대신 웃음 / 민중은 희망에 굶주려 있다
20. 평화를 위한 노력
여자들의 대통령 업무평가 / 초클라하던 놈들, 다 어디로 내뺐나 / 지금은 꿈을 심을 때 / 전쟁이 남긴 유익 / 함께 일했던 동지들, 각자의 길로! / 우리 삶을 지옥으로 만든 사람들은 지금
21. 삶은 계속된다
제네바 언니를 닮은 네코피 / 여성 인권, 아직 갈 길이 멀다 /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 난 늘 라이베리아를 꿈꾼다 / 아프리카 전역에 부는 바람

에필로그 _ 고맙고 감사하다

[책속으로]

전쟁이야기는 대개 판에 박은 듯 비슷하다. 일정한 틀을 가지고 묘사하기 때문이지 결코 벌어진 일이 비슷해서는 아니다. 최근 언론에서 다루고 있는 전쟁 관련 소식을 한번 살펴보라. 지도자 아무개가 승리를 호언장담했다는 뉴스 뒤에 주재 외교관들이 선언문을 발표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는 뉴스가 따라붙는다. 전투원들이 전리품을 머리 위로 쳐들거나 무기를 손에 든 채 한껏 으스댄다. 정부군이든 반군이든 영웅이든 살인광이든 전쟁터에서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  
...
기관총을 든 소년들이 반나체 상태로 거리에서 또는 픽업트럭 위에서 무차별 사격을 해 대고, 쑥대밭이 된 도시 한복판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미친 듯이 춤춘다. 시체더미 앞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심장을 손으로 치켜든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선글라스를 쓴 붉은 베레모 청년이 서늘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죽여줄까? 뼈도 못 추리게 짓이겨 주지!”라고 말한다. 
여기서 잠깐! 다시 장면을 들여다보라. 이번에는 앞에 두드러져 보이는 피사체가 아닌 그 뒤로 지나가는 배경을 주시해 주길 바란다. 지금까지 장면 속에서 주로 남자들을 봐 왔다면 이번에는 여자들을 찾아보라.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보일 것이다. 눈물 흘리며 황망히 도망치거나 어린 자식의 주검 앞에 넋을 잃고 앉아 있는 ‘우리’ 여자들의 모습이 말이다.
전쟁이야기에서 여자들은 늘 배경에 서 있다. 여성의 고통은 언제나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된다. 전쟁이야기에서 여자들이 언급될 때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말할 때뿐이다. 즉 연민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을 때나 여자들의 사연이 소개된다.
특히 아프리카 여성의 상처는 그 의미가 과소평가되거나 그저 애처롭게만 그려진 것이 사실이다. 찢어진 옷을 입고 절망에 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여인, 축 늘어진 가슴을 드러낸 전쟁 피해자들, 이것이 바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우리의 이미지다.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동정의 눈길을 보내온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 건네는 질문도 한결같다.
예컨대 한 외국인 저널리스트가 내게 물었다.
“라이베리아 내전 중에 강간을 당한 적 있으시죠?”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그는 내심 실망한 눈치였다.
내가 알기로는 지금껏 라이베리아 내전 중 여자들이 겪었던 또 다른 현실을 제대로 보도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우리 여자들은 자신들이 숨기 전에 먼저 남자들을 숨겨 줘야 했다. 군부가 남편과 아들을 찾아 죽이거나 전투원으로 끌고 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의 아수라장 속에서도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물과 먹을 것을 찾아 수 킬로미터를 걸었다. 전쟁이 끝난 후를 대비해 재건의 기반이 남도록 있는 힘껏 버틴 것도 여자들이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거의 전해지지 않았다. 여자들이 힘을 합쳐 라이베리아 국민을 대표해서 평화를 외쳤던 장면 또한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전할 나의 이야기는 기존의 전쟁이야기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나는,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흰옷을 입고 분연히 일어났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우리 여자들은 겁날 것이 없었다. 이미 상상하기 힘든 최악의 상황을 겪어 봤기 때문이었다.
...
-프롤로그 “당신이 알지 못했던, 배경 속의 여자들 이야기” 중에서

[추천의 글]

인간이 얼마나 악할 수 있는지 목격한 레이마 그보위는 역사의 뒤안길에 선 여성에게서 희망을 발견했고, 라이베리아의 위대한 정신을 일깨웠다. 그녀는 고통스러우면서도 매혹적인 삶을 살았다.
-엘렌 존슨 설리프Ellen Johnson Sirleaf 라이베리아 대통령, 2011년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

지금껏 내가 읽어 본 책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책이다. 용기 있는 한 사람이 최악의 상황에 맞서 싸울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일깨워 준다.
-셰릴 샌버그Sheryl Sandberg _ 페이스북facebook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사가 짙은 어둠 속에 묻히는 것처럼 보일 때 인류애가 밝은 빛을 비춰 줌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Desmond Tutu _ 198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슨 말을 더할까? 더없이 훌륭한 이야기다.
-미첼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 _ 전 칠레 대통령, 유엔 여성기구 사무차장 겸 총재

세상의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의 필독서다.
-캘빈 O. 버츠 3세Calvin O. Butts Ⅲ _ 뉴욕 애비시니언 침례교회 목사